일상/매일의 기록

[일상] 군중속의 고독

인생조각 2024. 7. 29. 23:43

인생을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훈수와 참견을 듣게 되는 날이 온다. 일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교회 모임이 있었고, 친구와의 만남이 있었다. 거기서 했던 대화다.

 

나:"진로를 바꿔보려 해"

상대방: "오 ~어떤 걸로??" 

나: "작가를 해보려고"

상대방: "데이터 분석 관련 책 내려고?"

나: "아니 에세이 작가 해보려고"

상대방: "왜?! 좀 더 신중히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네가 해둔 게 아깝잖아~ 번아웃이 와서 그런 걸 거야 좀 더 견뎌봐"

 

진로 얘기 할 때마다 이런 대화가 반복되고 있고 나를 너무 지치게 만든다. 그 어떤 질문과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았다. 왜일까? 굉장히 평범한 대화인데 뭐가 문제였을까? 크게 두 가지 포인트였던 것 같다. 

  • 감정에 휩쓸렸거나 아직 세상이 무서운지 몰라서 하는 결정일 거라 생각해 조언
    • 반박
      • INTP으로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고 이 일을 만나기까지 많은 고민과 성찰을 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감정적인 마음으로 그만둘 생각을 했겠는가?
      • 성공하기 위해 진로를 바꾸는 게 아니다. 실패가 두려웠으면 시작도 안 했다.
  •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려하기보단 다수가 맞다고 하는 방식으로 조언
    • 반박
      • 다수가 선택하는 방법이 맞다고 우기는 느낌이 든다.
      • 지금까지 남들이 가는 방식이 아닌 내 방식대로 걸어왔다. 그때 만족도가 높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기에 이런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으로 내 삶의 방향을 정하길 바라는 걸까? 다수결의 원칙은 소수보다 다수의 의견이 맞다는 가정하에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법칙이다. 다수의 의견이 언제나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왜 따르고 싶은 걸까? 그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다수와 함께 있으면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다수가 선택하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게 맞다. 하지만 난 그들과 우선순위가 다른 사람이다.. 그걸 다 알면서 계속 이런 질문을 한다는 사실이 날 외롭고 지치게 만든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성공하게된 이유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느꼈을 고독함과 외로움은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대세의 흐름을 거스르는 외로움이 가장 큰 적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성공한 방식대로 따라 사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의 데이터가 아닌 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해야 한다. 남이 뭘 하냐를 따라가는 게 오히려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이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래야 유저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합리적인 추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남을 통해서는 배울 게 없나? 아니다. 나한테 맞는 방향을 정하면 그 길을 갔던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내가 선택한 방향이 다수의 선택에 비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도 인지하고 가야 한다. 만약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면 그래도 버틸 수 있을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놔야 한다. 그런 각오와 생각으로 선택할 때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