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사랑'이라는 의미에 대해 처음 궁금증을 가졌다. 미디어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사용하는 것 같았다. 남녀 간 본능적 끌림, 서로에 대한 호감만 보여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였고 가족끼리의 연대도, 동물의 교미도 모두 '사랑'이었다. 그게 너무 불쾌했다. 이런 게 사랑이라니.. 그 사랑이 모든 것을 치유하고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나의 경험상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가족끼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남녀 간의 사랑은 감정에 따라 쉽게 변질되었다. 미친 듯이 타올랐다가 꺼지는 불꽃같았고 재가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남겼다. 연애, 친구와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이 전혀 부럽지 않았던 이유다. 10대 시절 연애와 친구와 가족은 나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