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매일의 기록

[일상] 데이터과학자, 진짜 그만 둘 것인가?

인생조각 2024. 7. 30. 23:33

회의가 많은 날에는 힘이 빠지고 지친다. 이럴 땐 빨리 퇴근하는 게 상책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타 부서와 많은 회의를 하면서 "데이터과학자라는 직무의 본질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데이터과학자는 서비스부서와 비즈니스적인 문제를 기술로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문제점을 파악하는 능력과 이를 수학적으로 재정의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능력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학적으로 재정의하는 능력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기술은 자동으로 습득하고 싶어지고 찾아보게 된다. 물론 여기서 수학을 좋아해야 빨리 배우게 된다. 

 

처음에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재밌어 이 일을 시작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수학을 일상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한다'였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회사에서 수학문제를 매일 푸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게임이 좋아 밤새고 게임해도 지치지 않는 느낌과 비슷하다. 그 행위 자체가 재밌어 몰입하게 된다. 의미는 모른 채로 말이다.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지 않고 몰입해 버린다. 

 

요즘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회사가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문제점의 정의하고 기술로 해결하는 게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결국 회사가 돈을 더 잘 벌게 하기 위해 알고 있는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다. 나는 돈을 잘 벌고 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한 일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물질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람 말고 진짜 사람을 살리는 일 말이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질문했다. "지금 당장 죽으면 후회가 없을까? 데이터과학자로서 일하길 너무 잘했단 생각이 들까?" 답은 너무도 분명하게 "아니요"였다. "후회 남지 않게 살려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일해야 할까?"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비전이었다. 요즘같이 기술적으로 고도화되고 물질적으로 풍요한적이 없었다. 그런데 수많은 영혼들은 메말라 죽어 간다. 청년 자살률은 올라가고 칩거하는 청년들도 늘어만 간다. 기술은 풍요를 가져다주지만 영혼을 살릴 수는 없다. 영혼을 살리는 문제는 수학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