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인생

대학생 좌충우돌 유럽여행 - 진로(좋아하는 일)를 찾아서

인생조각 2024. 7. 21. 12:21

친구들이 해외여행 간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었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떠나는 것 같았다.

 

현실을 도피하는 건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나에게 여행은 사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던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사회에서 고립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여행을 가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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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전, 급하게 비행기 표를 샀다.

 

난생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었지만 기말고사 준비도 해야 했고.. 분주한 가운데 열심히 준비하지 못했다.

 

비행기 표도 가장 저렴한 것을 고르다 보니 밤 10시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샀다.

 

유럽의 밤이 그렇게 위험한 줄 몰랐다.

 

혼자 비행기를 타보는 게 처음이었기에 엄청 긴장했다.

 

짧은 시간 내에 경유도 해야 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잠을 한숨도 못자고 내렸는데 다행히 경유하는 길목마다 안내원이 있어 잘 찾아서 경유했다.

 

비행기에는 동양인이 한 명도 없었다.

 

유럽인들을 이렇게 가까이 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들은 나를 계속 쳐다봤다.. 두렵고 무서웠다. 너무나 피곤했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

 

비행기에서 밤새 본 내용으로 버스 티켓을 사서 카탈루냐 광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다음이 문제였다.

 

숙소는 광장에서 직진해서 걸어가기만 하면 됐었는데 밤길은 너무 어두웠고 거리에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핸드폰을 계속 보면서 걸으니 경찰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라고 주의를 줬다.

 

그렇게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승강장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내 가방이 열렸다고 했다.

 

내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도난당했고 배낭이 열려있었다.

 

다행히 귀중품은 없었기에 핸드폰 외에 도난당한 건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핸드폰이 없으면 4일 뒤 파리로 이동하는 일정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나 숙소는 어떻게 찾아가나..

 

친절하게도 아주머니는 떨고 있는 날 경찰서로 데려다줬다. 

 

경찰서에서 서류를 작성했지만 유럽에서 대부분 핸드폰은 되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보험도 안 들고 왔다.. 너무 한국이 안전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 꿈에도 몰랐다. 더 자세히 찾아보고 여행을 왔으면 알았을 텐데.. 이 정도로 위험한지 몰랐다.

 

경찰서 조사가 끝나니 새벽 2시였다.. 여기서 숙소를 갈 엄두가 안 났기에 경찰한테 부탁해서 택시를 잡아달라 했다.

 

택시기사도 의심됐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절박해졌다. 그 택시기사한테 내가 지금까지 바르셀로나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해줬다.

 

그분은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부디 나머지 시간들을 좋게 보내길 바란다고 했다. 그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ㅠ

 

저렴한 숙소를 잡았던 나는.. 남녀 공용 호스텔을 잡았었다. 

 

너무 무서웠다.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됐다...

 

같은 방에 남자가 있기 때문에 무서워서 잠을 못 잘 거 같았지만.. 비행기에서도 한숨도 못 잤던 나는 짐을 껴안고 씻지도 못하고 금세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핸드폰도 없이 여행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웠다. 내 여행계획은 다 무산됐다. 

 

너무나 다행히.. 같은 방에 한국인 여자분이 계셨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분께 여기 있는 동안 같이 다니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다.. 그렇게 그 언니가 가는 일정에 맞춰 여행을 다녔다.

 

그 언니가 떠나고 그 숙소에 다른 한국인을 만나 여행을 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 여행이 끝나고 숙소 내 컴퓨터로 공항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그래도 의심스러워 주변사람들을 붙잡고 이 길이 맞는지 계속 물어봤다. 

 

내 성향상 이렇게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걸고 물어보는 일을 잘 못하는데.. 살아야겠으니 하게 됐다.

 

그렇게 간신히 파리에 도착했는데 파리 일정도.. 밤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ㅜㅠ

 

이제는 그냥 바로 비싸더라도 공항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왜 이렇게 위험한 북쪽 동네에 숙소를 잡았냐고 했다.

 

이번엔 다행히 남녀공용숙소는 아니었지만.. 불안했다.. 

 

그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바르셀로나에서 짬밥으로 숙소에서 바로 동행을 구하기 시작했다.

 

일본인과 인도네시아 친구를 만나 이틀을 같이 다녔다. 

 

그 뒤 합류하기로 한 친구가 왔다. 얼마나 구세주 같던지.. 그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까지 그 친구와 함께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엄마가 집에서 엄청 걱정했지만 나에게 이 여행은 너무나 큰 의미였다.

 

계속 고민만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너무 막막했던 나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말도 안 통하고 핸드폰도 없고 치안도 불안했던 유럽에서도 살아남았는데 한국에서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한국은 나에게 더없이 유리한 환경이었다. 

 

의도했던 유럽여행은 아니었지만 경험을 통해 용기를 얻고 리프레시를 할 수 있었다.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이제 현장에 뛰어들어 경험할 차례였다.

 

https://life-story-question.tistory.com/8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 나에 대해 알기 (경험)

스스로를 알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2가지가 있었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1. 책 읽기 2. 경험하기 https://life-story-question.tistory.com/7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 나에 대해 알기 (책)내가 좋아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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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좋아하는 일을 너무 찾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걸 찾을 용기와 엄두가 안 난다면..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