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인생

나답게 살기로 했습니다. (Feat. INTP)

인생조각 2024. 7. 23. 22:09

안녕하세요 ~

대표적인 제 인생철학이 '나다움'인데요

아마 여러 글에서 이미 느끼셨을 거라 생각되네요

 

오늘은 '나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처음부터 "나답게 살아야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고 싶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는데요. 2000년대 한국 사회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사회가 아니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남의 시선에 극도로 예민했던 저는 10대 때 굉장히 조용하고 학급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길 좋아했습니다. 주목받는 것을 싫어하고 학급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 질문이 많은 아이

왜?라는 질문을 달고 살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모든 것에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좋은 대학 가야 해?", "왜 열심히 살아야 해?", "왜 돈을 많이 벌어야 해?", "왜 교회를 가야 해?", "단체 생활은 왜 필요해?" "왜 궁금한 걸 질문하면 안 돼?" 등등.. 엄마가 굉장히 피곤해했고 너 같은 자식을 낳아서 꼭 키워보라고 했을 만큼 귀찮아했습니다. "반항하지 말고 그냥 어른이 하라면 해~~!" 저는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는데.. 같은 또래 친구들도 그런 질문을 왜 하니? 같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아무도 이런 질문을 안 한다고? 근데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산다고? 그게 더 신기한데?? 싶었습니다. 한국에 주입식 공부는 제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것을 열심히 하려면 이유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던진 무수한 질문에 답을 제대로 해주는 사람이 없자 답답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은 저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신 시험, 모의고사 시험, 수능시험까지 d-day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어차피 나는 돈도 많이 필요 없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도 관심 없는데 그냥 적당히만 공부하면 될 거 같은데?"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거 같고.. 어린 저의 생각으로는 그게 뭔지 모르겠고 그냥 돈과 편안한 삶이 다인 거처럼 보이고.. 특히 10대 때는 미성년자라 자유도 없다 보니.. 더 힘들었습니다. 늘 성인이 된 삶을 갈망했는데 그때가 되면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살리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내가 스스로 그 질문들의 답을 찾겠다. 어른들이 그런 질문에 답을 다 가지고 사는 게 아니구나를 그때 깨달았습니다. 

 

2. 너는 애가 왜 그러니?

엄마는 이상한 질문과 삐딱선 타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저를 답답해했습니다.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행동하지 않냐고 질책했습니다. 그때 또 든 생각은 "왜 남들이랑 똑같아야 하지? 그게 무슨 문제인거지?" 엄마는 제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다가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살까 봐 늘 걱정했습니다. 남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중요했고 거기서 문제가 될 행동과 말을 단속시켰습니다. 그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심각한 행동들도 아니었는데 그 행동을 왜 그만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면 좋겠는데.. 설명은 없고 늘 이상한 사람 취급만 받고 별종 취급만 받았습니다. 왜 집에서는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없는 것인지.. 내 의견이 사회적으로 틀리면 말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너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 쉽게 녹아들지 못하는 제가 답답했고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질문에 답을 알아야 행동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3. 한국 사회와 맞지 않음

저는 10대 때 이미 한국 사회와 내가 얼마나 맞지 않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교생활과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토론을 좋아했던 저에게 수능과 주입식 교육은 맞지 않았습니다. 전통적인 유교 사회인 한국의 문화도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온 육체와 정신이 한국의 평균을 따르는 걸 거부했습니다. 저의 MBTI는 INTP입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대학생 때 처음 MBTI를 접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제가 왜 남들과 다른 특징들이 있었는지 설명이 돼있는 게 너무 큰 위로가 됐습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그냥 다양한 성향 중에 하나인 성향인 건데 그게 한국 사회랑 잘 안 맞을 뿐이었구나.. 늘 가까운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했는데 이제 그들에게 내가 어떤 성향인지 알려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INTP 특징 마지막에 제가 말한 그대로 적혀있네요.. MBTI만큼 자기를 이해해 주는 것이 없다..ㅋㅋ 소름..)

INTP 특징

 

4. 신앙

어린 시절 어른들이 답해주지 못했던 것을 신앙이 많이 해줬습니다. 성경에는 이미 그 답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을 뿐이었습니다. 20살에 하나님을 만난 뒤로 그분이 나를 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이 깊어질수록 나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되었고 점점 나다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앙 덕에 나답게 살 용기를 얻고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신앙이 없었다면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나 혼자 다른 길을 간다는 용기를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론

10대 때 내내 생각했던 게 있었습니다. 1) 적어도 내 인생을 왜 살고 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2) 전통적이지 않은 길로도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엄마한테 보여줘야겠다. 3) 엄마가 원하는 공무원과 전문직은 하지 않겠다.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걸어가는 길과 다른 길을 가려면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했기에 전략적으로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했습니다. 사회생활에 능숙하지 않아서 저를 남에게 이해시키고 전략적으로 녹아들기 위해서도 필요했습니다. 저에게 이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생존과 연결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답게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