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책을 잔뜩 샀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 깨어 있는 시간 중 회사에 있는 시간이 70% 정도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시간이 없으니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급한 마음이 들면 안된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글감을 제공해줄 것이다. 마음을 진정시켰다. 옛날엔 책을 읽기만 하고 정리를 잘 안 했는데 이젠 읽자마자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생각보다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귀찮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기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최대한 드는 생각을 전부 기록하려 한다.
일기를 쓰다보니 하루가 소중하고 의미 있어진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오전에 있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력이 얼마나 짧은지.. 하루를 기록하려 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잊혔을 거다. 오늘 주고받았던 카톡을 확인해 본다. 친구에게 Chatgpt가 글쓰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했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위키페이지를 확인했다. 우연히 글쓰기 스터디를 발견했다. 스터디 일지에 "Chatgpt를 글쓰기 비서로 활용할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적혀있었다. "글쓰기에 Chatgpt를 어떻게 활용하지?" 매우 궁금해졌다. Prompt에 맥락과 목적을 잘 입력해야 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 했다. 글감을 점수로 평가해 주기도 했고 왜 그런 평가를 내렸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목차도 제시해 줬다. "오 ~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었다. 핵심 키워드는 스스로 생각해야겠지만 chatgpt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글쓰기를 하기에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우리 팀원들 중에는 글쓰는 사람이 없다.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 된 거 같았지만 스터디 일지를 보는 순간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싶었다. 안도감이 들면서 동시에 불안해졌다. 글 쓰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중에 내 글이 특별해질 수 있을까?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감을 찾아야 한다. 남들은 잘 모르는 데 내가 잘 아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글쓰기 자체보다 나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거 같다. 이번주에 '퍼스널브랜딩'이라는 책을 빨리 보고 싶다. 글쓰기는 마라톤과 같다. 꾸준히 내 페이스를 유지하자.
스터디 일지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몇년 전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사람이었다. 너무 반가웠다. "이 분도 글을 쓰시는구나~" 적혀있던 글에는 솔직한 심경이 담겨 있었다. 그분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오랜만에 회사 메신저로 연락했다. 우리는 무슨 글을 쓰고 싶고 왜 글을 쓰게 됐는지, 요즘 뭘 고민하고 있는지 이야기 했다. 엄청난 정보를 주고받았던건 아니지만 위로와 공감이 됐다. 힘들 때 글쓰기가 얼마나 큰 힘이 됐었는지를 나눴다. 내가 썼던 글과 인상깊게 읽었던 책도 공유해줬다. 이런 행위 만으로 큰 힘을 얻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기술로 유능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면 기쁠까? 아닌거 같다. 허무할거 같다." 이 주제로 같은 고민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누군가와의 대화로 스스로 행운아라고 느낄 수 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오늘 오전에는 글쓰기와 책읽기에 더 시간 투자하고 싶어 빨리 퇴사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퇴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글쓰기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와 사람을 만났다. 모든 상황을 알고 컨트롤 할 수 없다. 내 뜻대로 할 수 없을 때 주어진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걸 가져가고 누리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걸 아무리 기억해도 때로는 조급한 마음이 찾아오지만 그 마음이 지속되지 않게, 그 마음으로 결정하지 않게 잘 다스려야 한다. 퇴사할 날이 정해졌다. 그 전까진 회사에서 일할때 최선을 다하고 글쓰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절대적이지 않아도 내 나름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나중에 후회를 남지기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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