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학을 사랑했던 내가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

인생조각 2024. 7. 31. 23:38

처음으로 생각을 글로 옮기게 된 계기는 큐티였다. 하나님이 주시려는 메시지를 알고 싶어 큐티를 시작했다. 성경 말씀에 대해 알면 알수록 큐티 묵상의 깊이가 깊어지는 게 재밌었다. 묵상에 집중하기 위해 말씀을 요약하고 깨달은 의미와 느낀 점을 매일 적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생각할 때 보다 더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엔 표면적인 느낀 점을 적었지만 글을 쓰면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도 많았다. 이게 너무 좋아 묵상 내용을 같은 교회 사람들에게 공유하게 됐다. 그 당시 이 행위가 글쓰기라 생각하지 않았다. 신앙생활의 일부였을 뿐이었다. 이미 수학을 너무 사랑하고 있었기에 수학과 관련 없는 일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회사생활에 큰 난관이 찾아왔다. 팀장님이 바뀌면서 모든 고통이 시작됐다. 인생에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기에 보통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분은 똑똑하시고 수학을 좋아하시며 예리하신 분이었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매우 어려워 하셨다. 그분의 메니징으로 내 영혼은 피폐해졌다. 나중엔 알던 것도 모르는 게 돼버리고 어느 포인트에서 문제인지도 모르겠었다. 그냥 바보가 되어있었다. 우리 팀은 업무 특성상 대부분 수학을 좋아한다. 이런 우리 팀에서 가장 똑똑하신 그분으로 인해 내 영혼은 무너졌다. 20대 내내 이 길만 보고 달려왔기에 이 회사에서 무너지는 건 내 전부가 무너지는 것과 같았다. 퇴근해도 다음날 출근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출근할 시간이 다가오면 그분과 마주할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위가 아프고 살은 빠졌다. "이게 사람 사는 건가?" "하루를 산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인가?" 싶었다. 그때 처음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 너무 힘들었다. 큐티, 일기, 책 읽기를 매일 반복하면서 내가 본질적으로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인정욕구가 생각보다 강했다. 마음 편히 사는 게 중요하지 인정을 받고 말고 가 뭐가 중요하겠는가?라는 생각으로 인정욕구를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런 시간을 보낸 뒤 "수학이 나에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거지?" "수학을 잘해서 어쩔건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몰입하는 즐거움을 주는 도구지만 사람을 살릴 수는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수학을 하나의 게임으로서 좋아했던 건 아닐까?" 수학을 아무리 잘해도 행복할 수 없고 영혼이 편안할 수 없다. 오히려 동굴 속에 있던 나를 살린 건 글쓰기와 책 읽기였다. 책을 보고 위로와 평안을 얻고 글쓰기로 복잡한 마음을 정리했다. 그렇게 글쓰기의 위력을 알게 된 후 내 삶에서 겪었던 우여곡절, 생각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돼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글을 쓰면 나한테도 좋고 상대방한테도 좋다. 이렇게 선순환을 일으키는 글쓰기를 업으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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